트럼프 대세론 굳혀가면서공화당 대선후보 자리 예약
바이든과의 본선 경쟁 집중
헤일리는 24일 ‘배수의 진’
사우스캐롤라이나 정조준
‘트럼프 대안’으로 도전지속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열린 네바다주와 버진아일랜드에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승했다. 지난 1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 이어 네바다주와 버진아일랜드까지 초반 4연전을 싹쓸이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을 더욱 가속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 대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오는 24일 추가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대선으로 직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공화당의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불참 속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단독 입후보해 개표율 1% 기준, 96.4%를 득표해 1위를 유지했다. CNN은 투표마감 약 1시간만에 트럼프 승리라고 속보로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주에 할당된 공화당 대의원 26명도 모두 확보했다.
또 이날 공화당의 버진아일랜드 코커스에서는 개표율 99%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7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26%를 얻는데 그쳤다. 버진아일랜드에 배정된 공화당 대의원 4명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엄청난 밤”이라면서 지지한 유권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아닌 대선 주자가 대선 풍향계인 공화당 경선 초반 4연전에서 압승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예약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오는 11월 대선 본선 경쟁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은 미국 50개 주별로 순회하면서 당원들만 투표하는 코커스, 소속정당 구분없이 누구나 참여하는 프라이머리 등 두 가지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어 오는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계획이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연합뉴스>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공식 개최한 이날 네바다주 코커스에만 참여했고, 헤일리 전 대사는 승리 가능성이 낮았던 이번 코커스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에 헤일리 전 대사는 이틀 전인 지난 6일 열린 네바다주 주최로 진행된 프라이머리에 후보로 유일하게 등록했다가 30.5%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그녀가 단독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의 63.2%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음”에 한 표를 행사했다. 네바다 프라이머리는 공화당 대의원이 배정되어 있지 않은 비공식 경선으로서 당내 지지기반을 확인하는 인기투표였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사실상 과반 이하의 득표율로 패배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헤일리 전 대사 기세를 꺾기 위해 ‘지지 후보없음’에 투표독려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헤일리 선거캠프는 “우리는 네바다주에서 한 푼도 안 썼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안이자 대항마로서 도전을 이어가며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인 내달 5일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경선지역 중에 1곳인 캘리포니아 코스타메사에서 이날 유세하고 “나는 기꺼이 더위를 먹고 멍들고 싸우면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제가 바라는 것은 당신이 저와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포기없는 경선 도전의지를 강조했다.
(책임편집: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