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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의마저 재벌 위세로 구현…‘재벌×형사’가 씁쓸한 이유

시간:2024-03-29 16:57:13 출처:레인보우웨이브뉴스 작성자:백과 읽기:948次

사회 정의마저 재벌 위세로 구현…‘재벌×형사’가 씁쓸한 이유

[윤석진의 드보세]
에스비에스 제공


우리는 지금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고 거리에 나선 이들 가운데 159명이 어이없게 목숨을 잃고, 폭우 피해로 실종된 사람을 수색하라는 명령을 수행하던 해병대 청년이 급류에 휘말려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배우가 경찰 수사를 받다가 서둘러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도 궁금해하지 말아야 한다. 비극적인 사건을 반면교사 삼기 위한 진상 규명은 언감생심이다. 오랫동안 상식으로 알고, 원칙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뒤통수라도 맞은 양, 어안이 벙벙하다.

창졸간에 강력팀 형사로 특채된 재벌 3세의 활약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재벌×형사’(SBS)를 보며 이런 현실이 더욱 참담해졌다. 이 드라마가 포착한 흉흉한 극적 현실이 현실과 닮아서다. 유명 모델로 활동하는 언론 재벌 회장의 혼외자는 그룹 후계자 승계를 둘러싼 갈등 끝에 피살당한다. 제자 작품을 표절하고 목숨까지 끊게 만든 유명 화가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부인에게 살해당한다.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차 있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다쳐요. 그래도 진실을 알고 싶어요?”라는 영화 대사를 내뱉던 여성 배우도 스토킹 사건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되자 살해된다. 죽음을 생각한 순간에 다섯번의 생이 있음을 깨닫고 신의 부름을 받았다는 사이비 교주까지 활개친다. 하지만 경찰서장은 사이비 교주에게 뇌물을 받고 내부 정보를 흘린다.

극적 현실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 사건 해결 양상은 명확하게 차이가 난다.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하고, 좀 더 강하고 자극적인 사건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상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모든 것이 해결된다. 경찰 수사가 한계에 봉착할 때마다 재벌가의 위세를 동원한 강하경찰서 강력1팀 형사 진이수(안보현)의 활약 덕분이다. 재벌 3세라서 알고 있는 재벌가 정보를 활용하거나, 미술 작품의 화학반응을 그룹 연구소에 의뢰하고 수사에 필요한 10억원을 마련하려고 한밤중에 은행 문을 여는 방식이다. 혼외자라는 이유로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그런 기분”으로 살던 진이수가 형사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그의 아버지가 재벌이기 때문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진실이 은폐되는 세상에서도 재벌가의 영향력만큼은 절대적이라는 방증이다.

에스비에스 제공

상관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진이수를 팀원으로 받아들인 강력1팀 이강현(박지현) 팀장은 불가능한 일이 없는 진이수한테 “어떤 세상에서 사는 거냐?”고 묻는다. “웬만하면 다 되는 세상”이라는 대답에 할 말을 잃는다. 여기서 한번 더 궁금해진다.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 치안 유지마저 재벌의 힘에 의지해야 할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표현에 공감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상식이거나 원칙일 수는 없지 않은가? 재벌 3세 형사 진이수의 활약이 마냥 통쾌하지 않은 까닭이다.

진이수의 아버지는 재벌가의 재력을 등에 업고 서울시장 자리까지 노리고, 기자들은 진이수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극찬한다. 재벌가의 불법행위와 부정부패에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기이한 장면이다. 재벌가에서 불법이나 편법을 동원하여 경영권을 승계하는 풍토가 만연해도, 사법부는 국가 경제 발전을 명분으로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물질만능주의까지 뒤섞인 기묘한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 분노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재벌 3·5 법칙’을 ‘관습적 법률’로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심지어 ‘재벌×형사’에서는 형사로 특채된 재벌 3세가 유형무형의 재벌가 자산을 이용하여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그의 활약에 열광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재벌가의 불법행위에 관한 문제의식마저 정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재벌이 사회 치안 유지까지 책임지는 이상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검찰공화국’이 아니라 ‘재벌공화국’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극적 상상력이 독특하고 참신한 건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상한 건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에게 엄격한 법이 재벌 그룹의 약탈적 경영이나 불법적 경영권 승계에 관대한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차 있죠. 그래도 진실을 알고 싶어요?” 다시 궁금해진다. 우리는 지금 도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충남대 국문과 교수

(책임편집:탐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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